AI로 만든 UI, 닮으면 표절인가 회의록 앱 논쟁이 던진 질문
질문·트러블슈팅

AI로 만든 UI, 닮으면 표절인가 회의록 앱 논쟁이 던진 질문

AI가 뽑아낸 화면이 서로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이라 부를 수 있을까, 법과 관행이 아직 정하지 못한 질문을 짚는다

2026-08-12논의 1회 정리

클코단 방에서 회의록 앱 하나를 두고 표절이냐 우연이냐는 논쟁이 붙었다. 발단은 한 회의록 앱의 UI가 다른 서비스와 지나치게 닮았다는 지적이 온라인에 올라온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단순한 화면 구성이라면 누가 만들어도 비슷해질 수 있다며 표절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다만 AI로 제작이 쉬워질수록 이런 시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거라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이 논쟁이 가리키는 질문은 하나다. 프롬프트 몇 줄로 화면을 뽑아내는 시대에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표절을 말할 수 있는가.

생성형 AI가 화면을 그리면 왜 이렇게까지 닮는가

AI에게 "세련된 UI를 만들어줘"라고 시키면 결과물은 생각보다 좁은 범위 안에서 수렴한다는 지적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나온다. 원하는 스타일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AI가 내놓는 화면은 비슷한 여백, 비슷한 카드 배치, 비슷한 그라데이션 버튼으로 모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AI 코딩 도구로 화면을 통째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들도 이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정 툴의 산출물은 보라색 계열 그라데이션 타이틀과 각진 대시보드 구성이 반복돼 "이 툴로 만든 서비스는 다 비슷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코단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나왔다. 단순한 화면 구성이라면 누가 AI에게 맡겨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수렴 현상은 학습 데이터의 편향과도 관련이 있다. AI 모델은 인터넷에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UI 레퍼런스를 학습했다. 그 결과 가장 무난하고 흔한 패턴을 기본값으로 제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디자이너 없이 기획자나 개발자가 AI만으로 화면을 완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로 다른 팀이 전혀 다른 브리프에서 출발해도 결과물이 수렴하는 상황 자체는 이제 특이한 일이 아니게 됐다.

표절 시비는 AI 이전에도 있었다

UI 유사성을 둘러싼 다툼은 AI 이전에도 있었다. 2019년 당근마켓은 라인이 베트남에서 출시한 중고거래 앱 '겟잇'이 자사의 화면 구성, 매너온도 표시 방식, 동네 인증 기능까지 그대로 가져갔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라인은 현지 이용자 조사를 반영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결과라고 반박했다. 다만 논란이 인 지 일주일 만에 겟잇의 UI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소송으로 가지는 않았다.

2024년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화면의 구성과 레이아웃, 안내 문구까지 자사 서비스와 일치한다는 주장이었다. 삼성화재는 보험 가입 절차 자체가 업계 표준이라고 맞섰다. 두 사건 모두 법원 판단까지는 가지 않은 채 항의 공문과 반박으로 정리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표절이라는 비난과 법적 침해 인정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있었던 셈이다.

UI를 법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이유

UI·UX를 법으로 지키려면 저작권, 디자인권, 특허권, 부정경쟁방지법 네 가지 경로가 있지만 어느 것도 손쉽지 않다. 저작권은 창작성을 요구한다. 그런데 모바일 화면은 플랫폼과 운영체제의 제약 안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서로 다른 서비스라도 구조가 비슷해지기 쉽다.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는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이미 공개된 화면은 신규성을 잃기 때문에 출시 전에 등록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을 지키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특허권은 기술적 진보를 요구해 사용자 편의만을 목표로 한 화면 구성에는 대체로 해당하지 않는다.

셋 다 실패해도 마지막 수단은 남는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성과물을 무단으로 가져다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한다. 다만 이 조항도 문제가 된 결과물에 독창성이 있었는지를 따진다. 애초에 흔한 레이아웃이었다면 적용되기 어렵다.

방 논의도 이 지점에서 같은 결론에 닿았다. 법적 기준과 도의적 비판의 기준은 서로 다르다. UI 디자인 등록은 까다롭고 UX는 특허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정리였다.

원본도 AI가 그렸다면 저작권은 누구 것인가

AI가 화면 자체를 생성했다는 사실은 분쟁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내놓은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는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AI 단독 생성물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다. 프롬프트를 입력한 것만으로는 창작적 기여로 보기 어렵다. AI 산출물을 사람이 상당 부분 수정하고 독창적으로 재구성했을 때에만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미국 저작권청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원칙을 뒤집어보면 결과는 흥미로워진다. 문제가 된 회의록 앱의 원본 화면조차 AI로 뽑아낸 것이었다면, 원저작자 스스로가 그 화면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클코단에서 나온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와 생성물 책임 문제라는 지적은 베낀 쪽의 책임만이 아니라 애초에 피해를 주장하는 쪽의 권리 자체를 흔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두 서비스가 같은 AI 도구로, 같은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면을 뽑았다면 그 결과가 닮는 것은 표절이라기보다 같은 재료를 쓴 결과에 가깝다는 반론이 성립할 여지가 생긴다.

바이브 코딩 이후 복제는 얼마나 빨라졌나

이런 닮은꼴은 앞으로 훨씬 자주, 훨씬 빠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자연어 명령만으로 앱을 완성하는 바이브 코딩이 확산하면서 2026년 1분기 애플 앱스토어의 신규 앱 등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기능이 겹치는 사무용 앱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이른바 '앱 공해' 현상까지 지적되는 상황이라, 애플의 신규 앱 심사 기간도 기존 1~2일에서 3~7일로 길어졌다.

속도 문제는 국내 앱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한 인디 게임 개발자가 공개한 신작 콘셉트 영상이 올라간 지 며칠 만에 AI 코딩 도구로 만든 복제판이 앱스토어에 등장한 사례가 화제가 됐다.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순간이 곧 복제당할 시작점이 되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소규모 팀이나 1인 개발자 사이에서는 신제품 공개 시점을 늦추거나 핵심 기능을 아껴서 보여주는 식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다만 이런 대응이 표절 자체를 막아주지는 않는다. 화면 구성보다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처럼 AI가 하루 만에 베끼기 어려운 부분에 무게를 두는 편이 실질적인 방어책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회의록 앱 논쟁에서 실제로 표절이 있었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확인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AI가 화면을 만들어내는 속도는 법과 관행이 표절 여부를 가려내는 속도를 이미 앞질렀다. 두 서비스가 나란히 AI로 화면을 뽑아낸 상황에서 누가 먼저였는지, 누구의 창작인지를 가릴 기준은 아직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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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자주 묻는 질문

Q

AI로 만든 UI 디자인도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에 따르면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사람이 AI 산출물을 상당 부분 수정하고 독창적으로 재구성해야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Q

UI·UX 표절 논란이 실제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나?

2019년 당근마켓과 라인 '겟잇' 사이, 2024년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삼성화재 사이의 UI 유사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두 사례 모두 항의와 반박으로 정리됐을 뿐 법원 판단까지 가지는 않았다.

Q

UI 디자인을 법적으로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는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할 수 있지만 화면을 공개하기 전에 출원해야 신규성을 인정받는다. 공개 이후에는 저작권이나 부정경쟁방지법에 기대야 하는데 두 경로 모두 독창성 입증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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